메뉴 건너뛰기

커뮤니티닷핵

닷핵 팬픽쓰기

조회 수 5561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hack//MAOU in the world

-마왕님은 지금 더 월드에-

*이 이야기는 게임,애니메이션,소설,만화등의 매체로 이루어진 '.hack 시리즈'에 기반을 둔 이야기 입니다.
 2차창작인 만큼 원작 설정의 변화와 인물의 변경,추가등이 이루어질수 있으니 주의하시길 바랍니다.
 몬스터나 아이템에 관해서는 원작 게임과는 많은 차이가 날수 있습니다.*

------------------------------------

-용사가 존재하려면 그 용사가 대적해야할, '적'이 필요하다.
 그리고 대부분의 이야기에서 그 적은 '마왕'이 된다.
 이야기가 끝날때, 마왕은 용사에게 패배하여 전설속으로 사라진다.

 이 이야기는, 그런 '섭리'가 존재하는 어떤 세계의, 이름조차 알려지지 않은 '마왕'의 이야기다.-

------------------------------------

vol1.마왕, 이세계에.


인간들과 엘프,드워프,수인족등 다양한 종족들이 살아가는 중간계.
이 중간계를 침공한 마왕이 이끄는 마왕군은 전 세계를 공포에 몰아넣었다.

'마'의 성향을 지니지 않은 존재를 무조건적으로 공격하는 흉폭한 마물들.
세상 곳곳에 나타나 절망과 공포를 심어주는 마족들.

중간계에서 가장 많은 숫자를 지닌 인간들이 주축이 되어 마왕군과의 싸움은 계속되었다.

얼마만큼의 비명이 중간계를 휩쓸었을까.

얼마만큼의 생명이 중간계에 피를 뿌리며 사라졌을까.

그리고...얼마만큼의 희망이 중간계에 남았을까.


현자들이 추측하는 1만년의 중간계 역사속에는 분명 여러번의 마왕군 침공이 이루어졌었다.
마왕군이 한번 나타나면 중간계의 운명은 언제나 바람앞의 등불과 같은 모습이 되어버리곤 했다.

하지만, 그럴때면 언제나 나타나는 것이 바로 '용사'다.

신에게 마왕을 쓰러트릴수 있는 가능성을 운명으로서 받게된 존재.
그 용사란 중간계에 사는 그 어떠한 종족에서도 나타날수 있는 것이었지만, 가장 많이 선택된것은 중간계의 중심이 되어있는 '인간'이었다.


-용사가 나타나면, 마왕을 쓰러트릴수 있다.-


마치 하나의 정해진 '규칙'처럼 전해지는 한구절의 문장.

지난 역사속에 묻혀져 사라진 수많은 전설들도 모두, 마왕에 대적할수 있는건 강력한 검사도, 현명한 현자도, 고귀한 신관도 아닌
그저, '용사'라고 전해져 내려오고 있었다.

그리고 이번에도 마치 그것이 당연한 것처럼...'용사'라고 불리우는 존재가 나타났다.

그는 수많은 사람들의 마음속 희망을 밝혀주는 등불이 되어, 마왕군의 세력은 조금씩. 아주 조금씩 감소하기 시작했다.
용사에게 영향을 받은 자들이 곳곳에서 활약하기 시작한 것이다.

-우리에겐 신의 선택을 받은 용사가 있다!!-

이 한마디로, 중간계에서의 판도는 급변하기 시작했다.
용사가 두려웠던 것인지 어떤 것인지. 용사 등장 이후로는 마왕의 모습도 잠시 사라졌고, 중간계 곳곳에서는
이 용사와 그 일행에 대한 이야기로 떠들썩했다.

그런데, 그런 와중에. 용사의 일행이었던 마검사 한명이 실은 '마왕'이었다는 충격적인 진실이 밝혀졌다.

용사 일행은 자신들을 속이고, 함정에 빠트리려한 마왕에게 분노했다.
하지만 그들의 분노따위, 이해하지도, 이해할 생각도 없다는듯 무시한 마왕은 말했다.

-마왕성에서 기다리겠다. 용사여.-

그후, 용사 일행은 이전보다 더 강한 결의와 수많은 시련을 넘기면서 강해진 몸과 정신으로 마왕성에 도달했다.
그곳에서 그들을 기다리고 있던것은 지금까지 싸워온 적들보다 강대한 마물들과 마족들.

이 일행의 중심이자 리더, 용사를 마왕에게 보내기 위해 용사의 동료들은 스스로의 희생하고, 용사를 격려하며
그를 마왕이 기다리고 있을 옥좌의 방으로 보냈다.

"하아...하아.....마왕--!"

용사가 거칠게 문을 검으로 갈라버리며 옥좌에 도착했을때, 마왕은 조금의 동요도 없는 모습으로
숨을 고르는 용사를 응시하고 있었다.

"왔는가. 중간계의 용사여."

용사는 분명, 눈앞의 옥좌에 앉아있는 이 존재와 함께 여행을 했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지금 용사의 눈에 보여지는 모습도, 그때와 크게 다르진 않았다.

여자들이 부러워할 정도의 윤기를 지닌 기다란 흑발. 고대 신화에 나오는 영웅같은 느낌의 조각같은 얼굴.
전신에서 넘쳐흐르는 고귀한 품격.

그러나 지금의 이 존재에게는 인간의 언어로는 표현할수 없는 초월적인 존재감이 자리잡고 있다.
바로, 이 존재야 말로 마계에 속한 모든것들을 지배하는 절대자.

중간계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체들의 적.

비틀림, 일그러짐. 온갖 사악함과 부정함을 휘감는 존재.

- 마왕 -


"...크윽..."

용사는 지금 자신의 손에서 맹렬하게 성스러운 불길을 내뿜는 성검이 아니면 당장이라도 마왕에게 무릎을 꿇을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정체를 숨기고 있던 이전과는 달리, 거리낌없이 그 본질을 보여주고 있는 마왕은....도저히 '인간'이 어떻게 할수있는 존재로 보이지 않았다.

그때, 마왕은 무미건조한 어조로 용사를 자극했다.

"나를 쓰러트리기 위해서 온것이 아닌가? 그 손에 들려있는 '용사의 검'은 그저 장식인가?"

"이자식..! 너로 인해 중간계의 모두가 얼마나 고통스러워 했는지 아는거냐..!!"

그러자, 마왕은 처음으로 웃었다.

"안다. 알기에 그렇게 한것이다."

"뭐..라고..?"

"우습구나....용사여, 네가 나. '마왕'을 쓰러트릴 '운명'을 지니고 태어났듯이, 나와 마족들 역시
 끊임없이 싸우고, 파괴하고, 침략해야만 하는 운명을 지니고 있는것이다.
 마왕인 내 사명은 바로....중간계의 침공. 그 자체다."

"웃기지마!! 그런 사명, 있을리가 없어!"

"있을리가 없다...?"

마왕은 마치 못볼것을 보았다는듯, 일그러진 웃음을 지어냈다.

"...그렇군. '용사'라고 불리운다고 해도, 모든걸 아는건 아닐테지. 오히려 '인간'이기에 더욱더 모를테지..."

"무슨 소리냐!!"

마왕은 아주 잠시, 짧막하게 침묵을 유지하고는 허리에서 검을 빼들었다.

"이제 잡다한 이야기는 이걸로 끝내도록 하지 용사여. 우리는....그저, '승패'를 가르면 될뿐이다."

마왕의 말에, 용사는 마왕을 눈앞에 두고 자꾸만 떠오르는 감정을 가라앉히며, 침착하게 자세를 잡고, 정신을 집중시켜
성스러운 불길을 보다 밀도높게 검날에 두르기 시작했다.

"....많이, 늘었군."

마왕의 검에서도, 용사의 검과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었다.
다만, 용사의 검이 마치 태양빛과 같은 오렌지색의 불꽃이 일렁이고 있다면, 마왕의 검은 오싹할 정도의 검푸른 냉기가 검에 휘감겨 있었다.

"마왕이 가르쳐준 기술이라 해도...사용하는건가 용사여?"

"아아. 그래. 마왕이 가르쳐준 기술로 마왕을 쓰러트린다. 그뿐이다."

용사의 말에, 마왕의 입가에 처음으로 잔잔한 미소가 떠올랐다.
그리고 그 미소가 사라진후, 마왕이 말했다.

"승부다, 용사."

이윽고 옥좌의 방에 불꽃과 냉기가 뒤섞이며 한바탕 폭풍이 불었다.
방의 온도는 무서운 속도로 올라가고, 내려가고를 반복했고 용사의 주문과 마왕의 주문이 서로 부딪쳤다.

둘이 사용하는 기술은 너무나도 흡사했다.
사실, 그럴수 밖에 없는것이.....용사가 익힌 검술, 그리고 마법. 어느쪽도 마왕에게서 배운 것들이기 때문이었다.

마왕은 무슨 생각으로 용사에게 여러가지 기술을 가르친 것일까?
그 답은, 마왕 자신만이 알 뿐.


"하아아아---!!!"

"흐으으음..!!!"

마왕의 힘은 강력하다. 어쩌면 그 능력은 이세계를 창조했다는 '신'을 제외하면 가장 강력할지도 모른다.
전설에 의하면 마족들의 왕, 마왕의 시조. '사탄'은 본래 신의 또다른 일면으로서 태어난 존재라고 한다.
그러나 그는 자신을 태어나게 만든 '신'을 흡수하고 자신이 이 세상의 단 하나의 신이 되려 하였고,
그는 장렬한 싸움끝에 패배해 신계에서 도망쳐서 마계를 만들고 거기에 자리를 잡았다는 전설.

그것이 사실이라면 '신이 선택한' 용사라고 해도 마왕을 이기는건 무리겠지만...
수많은 시간이 지난 지금은 마왕이라 할지라도 신의 힘에 대항한다면 모를까, 신의 힘과 대등해지는건 무리였다.
즉, '시조'의 힘과 권능을 온전히 이은 마왕은 나타나질 않았던 것.

그렇기에, 지금과 같은 마왕vs용사의 구도가 펼쳐질수가 있었던 것이다.

용사와 마왕은 치열한 검투를 펼쳤다.
중간중간 화염,뇌전,냉기,지진등의 갖가지 자연현상이 일어나면서 검투를 더욱 격렬하게 만들었다.

"반드시..!! 나는, 너를 쓰러트리겠다 마왕---!!"

용사의 외침에, 마왕은 속으로 웃었다.
이미 세계의 '진실'중 일부를 알아버린 그로서는 지금의 이 싸움이, 마치 희극같이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그런가. 나는 역시...'

마왕의 생각은 멈추었다.
왜냐하면, 용사의 검이 마왕의 심장을 꿰뚫고 있었으니까.

용사 역시, 너무나도 허무하게 틀어박힌 자신의 검을 믿을수 없다는 듯 바라보고 있었다.

"....축하한다 용사여. 너는...너의 '사명'을 이걸로 완수할수 있다."

"무슨...짓을....?"

마왕을 바라보는 용사의 눈은 '적'을 바라보는 눈이 아닌, 한때의 '동료'를 바라보는 그런 눈이었다.
용사는 눈치챈 것이다. 마왕이 일부러, 한순간 방어를 하지 않았음을.

"이것이, '신'이 바라는 결말이다."

"...신이 바라는...?"

마왕은 마치 저 하늘너머에 있는 신을 응시하듯, 바라보고 있었다.

"한때, 마족들의 시조. '첫번째 반역자' 마왕, 사탄의 힘은 신에 필적했다.
 아니, 애초에 그 사탄이야 말로 또다른 '신'이었으니 당연하겠지. 하지만....시간이 지나며,
 대대로 물려내려온 '마왕의 힘'은 예전과 비해 약해졌다."

"...대대로 물려내려온다..?"

"..그렇군, 중간계의 존재들은 모르는 이야기인가. 후후..."

용사는 도대체 마왕이 무슨 말을 하는지, 조금도 이해할수 없었다.
한편, 마왕의 몸은 용사의 검에 꿰뚫린 부분부터 조금씩 재로 변하고 있었다.

'마를 멸하는 성스러운 불길'은, 사실 대 마족전에 있어서 그 어떤 무기보다 특화된 신의 무구인 것이다.
그렇기에, 제 아무리 마왕이라도 어떠한 방어수단도 갖추지 않은 상태에서 정통으로 맞은 이상,
회복하는건 절대 불가능했다.

"...이제, 너희들은 평화를 찾을수 있겠군."

마왕의 말에 용사는 복잡한 눈으로 조금식 재로 변하는 마왕을 바라보았다.
그러다가, 결국 한마디를 꺼내 물어보았다.

"왜...중간계를 침공하지 않으면 안되었던거지? 왜, 우리와 함께 여행하던 모습으로 지낼수는 없었던거지...?"

"......그것이, '규칙(룰)'이기 때문이다 용사여."

"이제, 당신에게서 이름을 들을수는 없는거구나."

"나는 마왕. 그대는 용사. 그 이상도, 이하도 필요없는것...
 그렇다....나는 너희들과 함께할수 없는 존재. 지금까지 여러번 있어왔던 사악한 마의 왕.
 그것뿐이다. 내 명령으로 너희들은 고통받았고.
 내 명령으로 너희들은 절망과 증오를 키워왔다.
 내 목소리 하나에 너희들의 생명은 부질없이 사라지고,그리하여 너희들은 신을 찾았다.
 그것이 정해진 것. 지난 몇번인가 바꾸려 도전해도 바뀌지 않는 것...."

이제 마왕의 몸은 대부분이 재로 변하고 있는 상태였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마왕은 용사의 마음에 새겨질듯한 한마디를 남겼다.

"지독한 운명이로구나. 그러나 어찌하겠는가? 나는 '마왕'인것을....
 나는 실패하고, 너희는 성공하였구나. 이것 역시, 매번 반복되던 것이거늘..."

알수없는, 묘한 말을 남기고 마왕은 재로 변해 바람에 흩날렸다.
그것을 묵묵히 지켜보던 용사는, 뒤에서 환호하며 달려오는 동료들을 보면서 웃었다.
그의 손에는, 손잡이 만이 남아 이미 검으로서의 '의미'를 상실하여 아무것도 아닌 철조각이 된 마왕의 검이 들려있었다.

"마왕은....쓰러졌어. 우리들의, 승리다."

그날, 중간계는 마왕의 침공으로부터 구원받았다.

------------------------------------

마왕은 용사의 검에 죽었다.
아니, 사실 정확히는 목숨을 주었다..라고 해석하는게 좋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렇지 않고 싸웠다고 하더라도, 마왕이 용사를 무조건 이긴다는 보장은 없고,
용사가 마왕을 무조건 이긴다는 보장도 없다.

왠지 당연한 이야기같지만, 마왕은 그 사실을 진정으로 이해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포기한 것이다.

차라리, 그가 전대의 마왕처럼 오로지 '중간계 지배'라는 목표만을 쫓았다면 좋았을지도 모른다.
만약 그렇다면, 어쩌면 '운명의 일탈'을 달성했을지도 모른다.

마왕으로서 중간계에 군림하고, 신을 찬양하며 모신다는 천족이 사는 천계까지 지배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마왕은 어느날 갑자기 한가지 사실을 깨달았기에, 그러지 못했다.

마왕의 이름은 없다. 그냥, '마왕'이다.

용사 일행과 함께했을때는, 어떤 가명을 사용했지만, 사실 마왕은 그것에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마왕은 용사라 불리는 이와, 그 일행을 지켜보고 싶을 뿐이었고, 자신들에게 대항하는 '인간'이 어떠한것인지 살펴보고 싶었을 뿐이었다.

이전의 마왕들로서는 생각한적도 없는 일이었지만, 마왕은 그들과 함께했다.
그리고 어느날 갑자기 문득, 깨달은 것이다.

세계의 규칙. 중간계와 천계, 마계. 인간들과 마왕. 그것들의 인과관계를, 마왕은 깨달아버렸다.
마왕은 스스로 '마왕'이라는 틀에서 벗어나보고 싶었지만, 그리하지 못했다.
마왕에게 무언가 부족한것이 있었을지도 모르고, 원래 불가능한 것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니까, 마왕은 이 시시한(그런 감정을 '진심으로'느낀게 처음이라는걸 그는 자각못했지만) 희극을 끝내고 싶었고,
정체를 드러내어 용사 일행의 분노를 사고, 그들을 마왕성으로 맞이하여 용사의 검에 몸을 던졌다.

-'나는 죽었는가? 이것이 죽음인가?'-

위대한 마족들의 지배자, 마왕이라도 모르는건 모른다.
마왕으로서, 전승되어온 지식과 강대한 권능으로 세계의 구조를 알고있기에, '윤회'라는 것도 알고있고,
'이세계'에 대한 지식도 알고있지만 그저, '그런게 있다'는 정도뿐. 그 이상은 모른다.

그렇기에 지금 마왕은 자신의 상태가 어떠한 것인지 잘 몰랐다.
아니, 만약 이해하고 있다면 그 시점에서 바로 마왕성에 모습을 드러내며 부활할지도 모르지만.

지금 마왕에겐 그러한 '지식'도 '힘'도 '권능'도 없다.

제 아무리 마왕이라도 용사의 검. 이른바 '성검'에 의해서 사망했다는 것 자체는 극복할수 없는것이다.
수없이 많은 세계의 어떤곳인가에는 그런걸 극복하는 마왕도 있을지 모르지만.
아무튼 여기 이 마왕은 아니다.

-'윤회의 틀...나 역시 그것에 흘러드는가...?'-

마왕이 아는 한으로는, 전생에서 짊어진 '업'에 의해 윤회를 통한 다음생이 결정된다고 한다.
그렇다면, 마계라는 하나의 계를 지배하고, 중간계의 수많은 생명을 앗아간 마왕은 다음 생에 무엇이 되는걸까?

어쩌면 길가에서 태어나, 버려진 음식을 먹고 돌아다니는 개가 될지도 모른다.
아니면 산속에서 살아가는 날짐승이 되어 인간에게 사냥당할지도 모른다.

왜인지, '마왕'이라는 정해진 운명의 역할을 연기하던 때와는 달리 '자각'한 이유로 이런저런 잡생각이 많아진 마왕은
아무것도 아닌 지금 이 상태가 '지겹다'고 생각되었다.

-'인간이든 짐승이든 마물이든, 뭐든 좋으니 빨리 되었으면 좋겠군'-

그때였다, 마왕 그 자신을 이루는 '무언가'가 마치 분해되듯 사라지는걸 느끼기 시작한 것은.

-'이것이, 윤회전생인가?'-

그 생각은 길게 이어지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 생각조차 할수없을정도로, 마왕은 '분해'되어버렸으니까.

-------------------------------------

- the world -

그것은 '명왕의 입맞춤'이라 불리우는 사건으로 인해 암흑기에 접어든 온라인 게임 시장을
단번에 휘어잡은 이 게임은 '네트워크 크라이시스'라 불리우는 악몽같은 네트워크 세계의 죽음으로 인해
자극에 목말라 있던 전세계의 게이머들을 열광시킨 게임이다.

네트워크 크라이시스 이후, 전 세계의 네트워크 표준은 '알티미트 사'의 OS가 굳건한 자리를 잡았고,
이 알티미트사와 깊은 연관이 있어보이는 새로운 소프트웨어 회사, '사이버 커넥트 사' 통칭, 'CC사'가 내놓은 더 월드..

명왕의 입맞춤이 남긴 상흔을 복구하는 세계의 흐름 속에서, 우선순위중 하위에 놓인 관계로
엔터테이먼트. 특히 게임시장은 긴 암흑기를 맞이한 상태에서, 네트워크 평화시대의 도래.
'성모의 입맞춤'이 찾아옴과 동시에 CC사가 발표한 이 온라인 게임에, 사람들은 정신없이 몰입했다.

첫날부터 수백만명이 접속하는 등의 굉장한 기록을 지나온 이 게임은,
2007년 12월 24일 0시 부터 다운로드 판매 및 오픈을 시작한 이후,
2010년 현재에 이르기까지 전세계 약 2000만명의 사람들이 즐기는 굉장한 게임이 되어있었다.


그런 더 월드에, 아주 작고 미묘하지만 무언가 심상치않은 소문이 감돌기 시작했다.
구체적이지도 않고, 뭐가뭔지도 모르는 이 소문은 아직 사람들에게 있어 별다른 화제가 되지 못했다.

기껏해야 일반적으로는 있을수 없는 '고양이 형태'의 PC(플레이어 캐릭터)가 나타났나던가 하는 소문이 도는정도.
그정도야 무언가 '치트'를 사용한 캐릭터일거라고 추측하는 유저들이 많았기에, 아직까지 더 월드는 평온했다.


그런 더 월드의 어떤 필드에, 지금 한 존재가 나타나고 있었다.
마치 조각조각난 데이터들이 결합하듯, 발끝에서부터 조금씩 나타나고 있는 존재.

발끝에서 다리. 그리고 허리...몸통, 팔. 그리고 머리까지 결합에 성공한 이 존재는,
무척 아름답게 생긴 얼굴을 지니고, 기다랗고 윤기가 흐르는 흑발을 하고있는 어린 소년의 모습이었다.

마지막 머리카락 한올의 결합이 마쳐지자, 검은 장발의 소년은 조용히 눈을 떴다.

"....이게 어떻게 된 거지? 나는, 전생을 한것이 아닌가?"

천천히, 마치 처음으로 움직이는 것처럼 소년은 손과 발을 움직여서 제자리에 서보았다.

"...뭐가 어떻게 된것이지...? 영혼은...그대로군."

이 소년에게는, 본래 영혼의 존재는 물론이고 그것을 어느정도 다룰수 있는 능력이 있었다.
아니 사실 '마왕'정도 되는 존재가 그런걸 못할리가 없다.

그렇기에 소년 이전의 마왕들은 용사에게 당하기전, 자신의 영혼을 나누어 어딘가에 숨겨놓고 부활을 획책하곤 했다.
그래보았자, '완전한 하나의 영혼'을 나눈 영혼의 조각들은 싸움에서 승리한 용사와 그 일행들의 먹이감에 불과했을테지만.


그렇다. 이 소년은 바로, 용사에게 스스로 목숨을 던지고 사망한 '마왕'이었던 것이다.
분명 윤회전생의 규칙에 몸을 맡겼을터인데, 왜인가 마왕은 살아있었다.

마왕의 힘 그 자체. '마력'은 터무니없이 줄어들었고, 대부분이 영혼의 깊숙한 곳에 틀어박혀버렸지만,
아무튼 마왕은 자신이 '살아있음'을 느꼈고, 또 왜인지는 모르지만 그점에서 '안도감'을 느꼈다.

"..나는 죽기 싫었다는 건가?"

마왕은 스스로가 가진 감정도 제대로 이해가 되질 않고 있었다.
사실 지금까지 자기자신도 모를정도로 철저하게 '역할'에 충실해왔던 그였고, 그나마 이러한 '감정의 의문'을 가지기 시작한건
'운명의 규칙'에 대해서 자각했던 그 때부터...

물론, 아무래도 본인은 전혀 아무것도 자각하지 못하는 모양이지만.
아무튼 마왕은 자신의 몸을 움직이는데 별 지장이 없을듯 하자 주변을 둘러보았다.

기묘한 문양들이 새겨져있는 바위들과 드넓으 초원. 그리고 군데군데서 반짝이고 있는 마법진.
마왕의 지식으로는 저런 문양을 지니고 있는 곳도, 그리고 저런 형태의 마법진도 전혀 알수가 없었다.

다만, 저 마법진이 단순히 빛나고만 있는 가짜가 아니라 무언가를 발동시키기 위한 '진짜'라는건 알수 있었다.

"이상한 곳이군....그러고 보면 신의 간섭이...음?"

마왕은, 그제서야 이 세계에는 '신의 의지'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는것을 느꼈다.

"아니, 어쩌면 내가 모르는 것인가?"

마왕은 잠정적으로 이곳이 '이세계'임을 확정지었다. 만약 마왕 자신이 아는 세계였다면,
아무것도 없는 하늘의 공기에서도 자신들, 마족이 적대하는 '신의 의지'가 느껴졌을터.
더군다나 애초에 태생부터가 '신을 거역하는' 마왕 자신이 그런걸 느끼지 못할리가 없다.

그런데 지금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다는건, 이곳은 마왕이 아는 세계가 아닌것이다.

"....나는, 무엇을 해야하지?"

마왕이 이세계에 와서 가진 첫번째 의문은 바로 이것이었다.
마왕 자신과는 그야말로 아무런 '인과'도 없는 이세계. 이곳에서 마왕은, 무엇을 해야하는가?

"이곳에서도 나는 세계를 지배하고, 이곳의 신에 거역하기 위해 움직여야 하는가?"

그것이 '마왕'이 해야하는, 주어진 역할이다.
이전에도 그것에 의문을 가진적은 없었지만...자각이 이루어진 이후로는 그것으로부터 벗어나려 하지 않았던가?

"...그것은, 보류하지."

마왕은 자신이 '마왕'이라는데 별다른 불만이 없었다.
원인은 전혀 모르겠지만, 아무튼 지금의 마왕은 영혼 그 자체도 아주 멀쩡하게 살아있는 것이다.
육체 자체는 마력의 영향인지 상당히 어려져 버렸지만.

"일단은 이 세계에 대해서 알아봐야겠군."

그렇게 결정한 마왕은 일단 이 세계의 기초적인 '정보'를 끌어낼수 있는, 말하자면 지적 생명체를 찾기로 했다.
정처없이 발을 움직이던 마왕은 몇걸음을 걷다말고 그 자리에서 멈춰설수 밖에 없었다.

왜냐하면, 지나가다 스친 마법진이 발동하고 있었으니까.

"범위에 접촉하면 그대로 발동하는 마법진인가..?"

마법진이 밝게 빛나고, 그 자리에 나타난 것은....마물이었다.
마왕이 마계에서 보았던 괴수 형태의 마물.

여기서 새삼스러운 일이지만, 마왕은 마물이 나타났다고 해서 '이 마물은..!'하면서 긴장할 필요가 없다.
왜냐하면, 정말 당연한 이야기지만 그는 '마의 왕'이다.

일그러짐, 비틀어짐. 모두가 부정하는 것들의 왕...
당연히, 마물들 따위야 마왕이 바라보는 것만으로 깨깽하면서 고개를 조아리는게 기본이다.

....여기가, 그의 세계가 맞다면, 말이지만.

-크오오오오!!-

"음?"

마왕은 순간 무슨일이 일어나는지 전혀 알지 못했다.
이 마물은, 무려....감히! 마왕을 공격하려 하는 것이다!!

예전이라면 '그런가'하고 넘어갈 마왕이지만, 왠지 묘하게 성격이 바뀐듯한...아니, '생긴'듯한 마왕은 불쾌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감히 나에게 이빨을 들이대는가...?"

마왕 본인은 잘 모르지만, 그것은 분명 '불쾌함'이라는 감정이었다.
아니, 마왕이 그 감정이 무엇인가를 모르는게 아니라, 본인이 느낀적이 없다는게 정답이지만.

-크오오~~!-

마물, 왜인지 머리위에 '코로모로'라고 떠있는데, 마왕이 추측하건데, 이름인듯 싶었다.

'왜 마물의 머리위에 이름이 나타나는것이지....?'

이상하다고 생각하면서, 마왕은 문득, 자신의 애검을 불러낼수 없다는걸 깨달았다.
그러고 보면, 현재 입고있는 옷을 제외하면 마왕이 지니고 있는게 아무것도 없었다.
하지만 마왕의 특기가 검술만 있는건 아니었다.

"아이스 볼"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아이스 볼"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아무런 반응이 없다, 마왕은 마물이 휘두르는 날카로운 발톱을 피해 몸을 뒤로 날려야만 했다.
마왕 스스로가 느끼기에, 분명 많은 부분이 잠들어버렸지만 '마력'은 그대로 남아있었다.
설령 그 남아있는 마력이 온전할때의 천분의 일도 되지 않는 수준이지만, 아무튼 간단한 마법을 쓰는것에는 문제가 없을터.

그러나 마왕의 '언령'은 아무런 현상도 일으키지 못했다.
그 이유를 생각할 틈도 없이, 마왕은 눈앞에서 자신을 노려오는 마물을 처리할 방법을 찾아야했다.

실로, 마왕에게는 태어나서 256세만에 처음으로 겪어보는 마물에 의한 대핀치!

"격투를 할수밖에 없는가? 하지만 이 몸으로는.."

대핀치!라도 마왕은 마왕이다.
마왕은 자신을 덮쳐오는 마물의 수준을 어느정도 가늠할수 있었다. 아마도 마법을 쓰지 못하는건 세계가 전혀 다르기 때문인것 같았다.
마계에서 중간계로 침공했을때에는, 두 계가 아주 많이 다른곳이기는 했어도 같은 '세계'에 속하는 곳인지라
마계의 마법을 중간계에서 쓰는것도 별문제가 없었고, 아마 그 반대도 가능할 것이다.

그런데 이곳은 아무래도 '근본'부터 아주 많이 다른 세계인것 같았다.
그렇지 않고서야 드래곤과 맞먹을 정도의 마법을 쓸수 있다는 마왕이 간단한 아이스볼 하나 쓰지 못할리가 없었다.

그렇다고 격투전을 벌이자니...마왕은 지금 지니고 있는 육체가 문제라고 생각했다.
조금전 마법을 사용하려 했을때도 그러했지만, 마력조차 마음대로 움직이질 않는다.
그렇다는건 육체에 마력을 통해 강화시킬수 없다는 이야기와 같았다.

...정말 마왕의 입장으로서는 터무니없이 어이없는 대핀치...

'...곤란하군'

만약 마왕이 이 세계에 대해서 '자세히'알고있었다면 상식대로 행동하여...'도주'했겠지만
마왕의 머리속에서 '도주'라는 선택지는 원래 존재하지 않았다.

"음..."

곤란한 마왕. 그때였다, 누군가가 큰소리로 외치며 나타난것은.

"어이! 거기의 초보자, 뒤로 물러나!"

"..?"

마왕이 바라본 곳에서는, 마왕으로서는 생각외로 낮익은 복장의 인간이 두명 있었다.
한쪽은 중간계에 서식한다는 닭의 벼슬과 비슷한 머리에, 몸에는 어깨와 팔꿈치 부분에만 갑옷을 입고
양손에는 거대한 중검을 들고있는, 마왕이 알고있는 '전사'와 닯은 인간남자였고,
나머지 한명은 딱 보아도 '마법사'라는 느낌을 주는 흰색 로브를 걸치고있는 소녀였다.

'이 세계에도 인간이 살긴 사는가? 그런데....'모에탄'? '모에룬'? 저 인간들의 이름인가?'

마왕의 눈에 들어온것은 인간들과, 그리고 그 인간들의 머리위에 떠올라있는 글자였다.
마왕으로서는 난생처음보는 글자였지만....마왕의 여러가지 권능중 하나인 '어떠한 언어와 문자도 자연스럽게 이해할수 있는 권능'덕분에
이름으로 추정되는 글자들을 읽는것에는 별 문제가 없었다.

다만, 저런 형식의 이름은 마왕도 처음보는 것이었다.

"저기! 이쪽으로 와주세요 초보자씨!"

당연한 이야기지만, 이 인간들의 언어도 마왕은 이해할수 있다.
마왕인 자신에게 '초보자'라는 표현을 왜 쓰는지 이상하게 생각이되었지만, 아무튼 현 상태로는 정보가 너무 부족했기에
마왕은 일단 그들이 원하는대로 해보기로 했다.

마왕이 마법사로 보이는 소녀가 있는쪽으로 물러나자, 닭벼슬 머리의 전사...
아니, 정확히 이 세계의 '규정'대로 표현하자면 '중검사'가 검을 치켜들며 앞으로 나섰다.

"좋아! 파바박, 하고 가보실까! 모에룬!"

"응! 아프코브! 아프보브!! 아프토브--!"

마법사. 정확히 이쪽세계로는 '주문술사' 소녀가 주문을 외울때마다 중검사의 몸에는 마법의 힘이 휘감기고 있었다.

'강화마법인가...? 보는것만으로 내가 이해할수 없는 마법도 있군.'

마왕은 솔직한 심정으로 놀라고 있었다.
중검사에게 직접 거는것으로 보아 분명 강화계열의 마법인것 같은데, 마왕인 자신이 보는것으로 해석하지 못하다니?
예전 용사일행이 찾아낸 고대의 신성주문도 사용만 못할뿐이지 두어번 보는것으로 이해했던 마왕이다.
그런데 지금 여기 소녀가 사용하는 마법은 그로서도 이해할수 없는 것이었다.

"으쌰! 간다!"

중검사는 보기만 해도 무거워 보이는 큰검을 휘둘러서 마물을 베어나갔다.
나름대로 숙련된 실력자인지, 마물의 공격을 아슬아슬하게 피하거나 막아내며, 무겁지만 막강한 공격력을 지닌 중검으로 마물을 베고 있었다.
단, 여기서 마왕은 무척이나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본디 피와 가죽으로 이루어진 생명체를 검으로 베었다면 피가 튀기고 상처가 나야 정상이다.
그런데 이 마물은 뭔가 좀 베인 흔적은 있는것 같지만 피는 전혀 나오질 않고 있었다!
대신, 아까전에는 보지 못했던 점이 하나 있었다.

'조금씩 줄어드는군....음, 혹시 저것이 저 몬스터의 생명력을 표시하고 있는건가? 정말 이상한 세계다..'

더군다나 공격이 적중할때마다 '숫자'가 표기되는것이, 아무리 보아도 공격으로 인한 '피해'를 나타내는듯 보였다.

'...생명력..거기에 저 인간 마법사를 보아하니 마법력..그리고 이름. 피해까지...여기는 모든것이 수치화되는 세계인가?'

문득, 마왕은 고개를 들어 자신의 머리위를 바라보았다.
그곳에는.....


- MAOU -


라는 글자와 함께, 마왕의 생명력과 마법력으로 추정되는 막대가 표시되어 있었다.
권능에 의해 마왕은 저것이 자신의 이름...즉, '마왕'을 그대로 나타내는 것이라는걸 깨달았다.

정말로 이 세상은, 모든것을 수치로 표현하는 세계인 것이다.

심지어 마왕이라는 존재조차도.


"가노 슬래시--!"

중검사의 기합인지, 외침인지와 함께 중검사는 공중으로 뛰어올라 그대로 회전, 낙하하는 힘을 빌어 마물을 중검으로 내리쳤다.
그 순간 마왕은 중검에서 '대지'의 기운이 넘쳐흐르는것을 감지했다.

'용사 일행 중에서도 용사만이 가능했던 마법검격...이세계의 전사들이 특이한건가, 아님 저 전사가 대단한것인가?'

사실 용사에 비하면 저 전사의 실력은 터무니없이 부족해보이는게 사실이었다.
아무튼 그래도 마법검격을 쓴다는 점은 마왕도 조금. 아주 조금은 감탄했다. 물론 '인간'으로 봐서, 라는 전제가 붙지만.
마왕이 정말로 '대단하다'라고 인정할만한 인간은 몇 되지 않는것이다.


아무튼 중검사의 활약으로 몬스터는 죽은듯했다.
이윽고 시체가 마치 '소멸'하듯이 스윽,하고 사라지고 그 자리에 왠 상자가 하나 남는다는 점에서 마왕은 또다시 의문을 가졌지만,
그러한것은 앞으로 차차 알아갈수 있다고 생각했다.

"수고-!"

"뭐, 이정도야 식은죽 먹기지."

중검사와 주문술사는 서로 하이 파이브를 하면서 전투의 승리를 축하했다.
그리고 두명은 한쪽에서 조용히 지켜만 보는 마왕에게 시선을 던졌다.

"그나저나,대충 보아하니 초보자 같은데....실례가 아니라면 키운지 얼마나 되었지?"

마왕은 처음보는 인간이 반말을 툭, 내뱉자 조금. 아주 조금 불쾌했지만 이 인간이 자신의 정체(?)에 대해 알리가 없다고 생각하며
그냥 넘어가기로 했다. 마왕은 그런 사소한것에 일일이 신경쓰는 존재가 아닌것이다.

"키운다? 무슨 말인지 모르겠군."

중검사는 이 소년으로 보이는 'PC'가 아무래도 터무니없는 초짜라는 생각에, 다시 친절하게 물어보았다.

"아~그러니까 이 '게임' '더 월드'를 시작한지 얼마나 되었냐는 이야기인데."

"....게임? 더 월드.....??"

일반적인 인간과는 비교도 할수없이 우월한 지식과 지혜를 지닌 마왕이지만, 일순간 무슨 이야기인지 전혀 이해를 하지 못했다.
무엇이 '게임'이고, 무엇이 '더 월드'란 말인가?

'아까전의 초보자.라는 말로 보아 이들이 보기에 나는 초보 모험가같은 걸로 보이는건가. 음.'

나름대로 대충 결론을 지은 마왕은 이들이 인식한대로 '연기'하기로 결심했다.
연기야, 이전에 용사 일행과 있으면서도 해본적이 있으니 별 문제가 없을듯 했다.

"그 말대로다. 나는 초보자다."

"역시....어쩌다가 랜덤으로 워드를 입력해서 이런 에리어에 와버린 모양이네..모에룬, 어떻게 할까?"

주문술사. 모에룬이라 불린 소녀는 중검사, 모에탄의 물음에 잠시 생각하더니 대답했다.

"어차피 시간도 남아도니까, 타운에서 이것저것 기초적인 것만 가르치는건 가능하지 않을까?
 에...저기, MAOU씨? 마..오...아, 혹시 '마왕'을 쓴건가? 맞죠? "

마왕은 자신의 이름에 대한것이라 생각하고는, 내심 이 인간들이 자신의 정체를 눈치챈건가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표정을 보아 두려워하거나, 뭐 그런표정은 아닌듯 했고, 이 세계는 이름을 숨기고 싶어도 그럴수 없는듯 했기 때문에 순순히 수긍했다.

"그렇다. 나는 '마왕'이다."

그러자 중검사가 호들갑스럽게 놀라면서 말했다.

"우와~ '마왕'이라니. 어떤 의미로 무척 레어한 PC네~ 그러고 보니까 복장도 그렇고 '문양'도 약간 독특한것 같기도 하고.
 무슨 특별 이벤트인가?? 모에룬, 뭔가 들은거 없어?"

참고로 마왕의 복장은 검푸른색이 주로 사용되어있는 무척 고풍스런 복장이다.
더군다나 마왕의 얼굴에는 마족중에서 '마왕'만이 각인되는 독특한 문양이 자리잡고 있었다.
이들이 독특하게 생각하는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음~그런 이벤트는 들어보지 못했는데..."

모에룬은 '채팅'을 슬쩍 파티 채팅으로 전환시켜 마왕에게 들리지 않도록 이어 말했다.

[초면에 그런거 일일이 물어보는건 실례겠지?]

[음, 건전한 더 월드 플레이어로서 매너위반이지.]

이이상 특이점에 대해서는 묻지 않기로한 매너있는 '플레이어' 두명은 아이템창에서 한가지 아이템을 꺼내 건넸다.

"자 여기, 이거."

"...? 이건 뭐지?"

건네받은 것은 작은 병. 병에는 액체 같은것이 들어있었는데, 마왕이 이것이 무엇인가 궁금해하자
병에는 작게 이름이 떠올랐다.

-치유의 물-

이름을 보니, 무언가 포션 같은 것으로 보였다.

"..일단 받아두지."

'고맙다'라는 단어를 알아도 쓴다는 생각이 전혀 없는 마왕이었다.
눈앞의 둘은 그런걸 별로 신경쓰지 않는모양이었지만.

[우와~초보면서 뭔가, '마왕'인것처럼 연기하는 걸까나?]

[응응. 그런것 같아. 연기 꽤 능숙하네~]

대충 그렇게 오해를 하는 모양이다.


"참, 에리어를 빠져나가는 방법은 알지? '게이트 아웃'을 선택하면 돼."

"..게이트 아웃?"

"아~그러니까 저기, 메뉴를 불러내서.."

정말로 '아무것도' 모르는 마왕에게 모에탄이라는 중검사와 모에룬이라는 주문술사는 한참동안 마왕에게
기본적인 조작법과 간단한 사항들을 가르쳐주었다.

그러나 이들의 설명과 마왕의 사정에는 커다란 차이가 있었는데,
이들은 지금 이 세계에서 움직이고 있는 '중검사'와 '주문술사'가 자신들의 진짜 몸이 아니라는 것이고,
마왕은 그 자신이 이 세계에 존재하고 있는것...

마왕은 바보가 아니기 때문에, 어렴풋하지만 이들의 설명과 자신의 상황이 맞질 않는다는점을 깨달았다.

'메뉴, 인가....음, 게이트 아웃..이라고 했지.'

"그럼, 우린 타운으로 돌아갈테니 타운에서 보자."

두명은 빛의 띠와 파동에 감싸이면서 그 자리에서 사라졌다.
그리고 그것을 본 마왕은 조금전의 설명을 토대로 이것이 '게이트 아웃'임을 깨우쳤다.

"흠..게이트, 아웃.인가..."

마왕은 어떻게 해야할지 잠시 생각하다가, 마왕성이나 마계에서 심령으로 공간이동 하던것을 떠올렸다.
중간계에서는 주문없이 그런일을 할수 없었지만. 아무튼 이곳도 비슷한 방법으로 되지 않을까 싶었다.

"...."

마왕이 심령으로 '게이트 아웃'이라고 머리속에 새기자, 아까전 이들과 마찬가지로 빛의 띠와 파동이 일어나며
마왕은 어딘가 다른곳으로 이동되기 시작했다.

빛이 사라지고, 마왕이 다시 나타났을때....

마왕은 아까전 이들이 말한 '타운'이라는 곳에 도착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왜냐하면, 이동이 끝나갈때즈음 마왕의 눈앞에 다음과 같은 문장이 나타났기 때문이었다.

- 물의 도시
  마크 아누 -

"....이러한 것들이, 바로 이 세계....'더 월드'라 했던가."

마왕은 정말로, 이상한 세계에 나타나버렸다.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것이 생소한 이상한 세계에.

---------------------------------------------------

▲ 커뮤니티닷핵에 기부하기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78 일반 .hack//across tetragon ~ Prologue [1] ~ 제스 2011.05.05 3066
177 팬픽 .hack//MAOU in the world-vol2.유희의 세상 권필마 2010.04.17 5088
» 팬픽 .hack//MAOU in the world-vol1.마왕, 이세계에 권필마 2010.04.12 5561
175 팬픽 hack//part10. 예언의 서 피빛의기사 2010.02.28 7741
174 일반 [읽어주세요] 팬픽 게시판에도 카테고리 도입!! 7 title: 아토리피브 2004.02.24 5114
173 팬픽 hack//part 9. 의식불명 2 피빛의기사 2007.06.22 5609
172 팬픽 .hack//observation -2- 1 빗트 2007.06.08 4390
171 팬픽 공의 경계 팬픽[1] 2 절대포위 2007.05.29 5636
170 팬픽 .hack//observation -1- 6 빗트 2007.05.27 4524
169 팬픽 아타락시아(Ataraxia)-프롤로그 1 아일첸브리스 2007.05.26 4940
168 팬픽 .hack <HEXAGON> // vol. 1 - prolog 825 모니카 2007.03.06 251896
167 팬픽 .hack G.U vol.1-패러렐월드 프롤로그-2 2 요츠네 2007.01.18 5566
166 팬픽 .hack G.U vol.1-패러렐월드 프롤로그-1 4 요츠네 2007.01.09 6271
165 패러디모드 .hack//Scratched Memory -2- 1 하리온 2006.09.09 5816
164 단편 신비롭고 믿을 수 있는 이야기 (4) 1 heesoo 2006.09.08 6122
163 팬픽 .hack//hidden story-프롤로그-(터미널 네타 주의) 1 절대포위 2006.09.05 6025
162 패러디모드 .hack//Scratched Memory -1- 5 하리온 2006.08.31 5466
161 패러디모드 .hack//Scratched Memory - prologue - 하리온 2006.08.30 3841
160 패러디모드 [hack] 나비효과0 1 데카르 2006.08.27 3062
159 패러디모드 Re Play the Sing (-아우라의 사자 )- netji 2006.07.23 2205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Next
/ 9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