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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ck//MAOU in the world

-마왕님은 지금 더 월드에-

*이 이야기는 게임,애니메이션,소설,만화등의 매체로 이루어진 '.hack 시리즈'에 기반을 둔 이야기 입니다.
 2차창작인 만큼 원작 설정의 변화와 인물의 변경,추가등이 이루어질수 있으니 주의하시길 바랍니다.
 몬스터나 아이템에 관해서는 원작 게임과는 많은 차이가 날수 있습니다.*

------------------------------------

-용사가 존재하려면 그 용사가 대적해야할, '적'이 필요하다.
 그리고 대부분의 이야기에서 그 적은 '마왕'이 된다.
 이야기가 끝날때, 마왕은 용사에게 패배하여 전설속으로 사라진다.

 이 이야기는, 그런 '섭리'가 존재하는 어떤 세계의, 이름조차 알려지지 않은 '마왕'의 이야기다.-

------------------------------------

vol 2.유희의 세상


마왕님은 현재, 이곳 더 월드 용어로 표현하자면 '모험'중이다.
아니, '솔로 플레이'라고 하는게 더 정확할까.

"..핫!"

대충 불과 세시간전에 던전의 아이템 신상에서 얻은 검이 고블린들의 몸을 가차없이 가르고 지나갔다.
본래 마왕은 마법은 기본이고, 각종 격투기나 무기술의 고수였다.

마왕 정도되면 그정도는 기본소양이라나.
더군다나 마왕은 용사와 결투를 하는일이 많기 때문에 대대로 마왕은 무언가 '기술'을 익히는게 당연시되어 있었다.
여기있는 마왕은 마왕들 중에서도 나름대로 '기술'을 즐겨쓰는 편으로 이런저런 무술을 익히고 있다.

물론 그 기술만으로 어떻게 될만큼 이 세계, '더 월드'가 만만치 않다는건 이미 마왕도 잘 알고있는 사실이다.

"...필요없는 물건이군."

고블린떼를 전멸시키고 나온것은 SP. 그러니까 스킬 포인트. 마왕이 온 세계로 치면 '마법력'을 회복시키는 '기혼'이라는 아이템이었다.
'마왕'인 그에게는 그다지 필요가 없는 물건이었지만, 그는 마왕답게 '한번 손에 들어온건 놓치지 않는다'라는 주의가 있어서
이 아이템은 그대로 마왕의 아이템창에 고이 모셔졌다.

참고로, 아직까지 마왕은 눈치채지 못했지만 다른 '더 월드'의 플레이어들이 지니는 제한중 하나인
'아이템은 40종류 밖에 지니지 못한다'라는 제한을 마왕은 가볍게 무시하고 있다.

왜인지는 몰라도 마왕은 내키는대로 아이템창에 넣어도 보관할수가 있었던 것이다.

더 월드에는 상점에서 파는 아이템 뿐만 아니라 용도를 알수없는 아이템들도 무척많다.
그중 대표적인 것중 하나가 바로 '강아지 풀'과 같은 것으로, 마왕은 아까전에는 '포도씨'라는 괴상한 아이템도 손에 넣었다.

아무튼 별의별 잡다한 아이템은 대부분 상점에 이른바 '잡템 정리'로 인해 처분되는게 일반적이지만...
마왕은 그냥 있는대로 집어넣고 다니고 있었다.

그래서 이미 PC의 아이템 소유 제한인 40종류를 넘었지만, 그래도 아이템은 계속 추가되고 있었다.

"...이제 돌아가야겠군."

마왕이 이 세계에 와서 이상하게 느낀점중 하나는, 이 세계는 '낮과 밤'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이었다.
현재 마왕이 머무는 '마크 아누'의 경우만 하더라도, 석양이 보이는 시간대 그대로 멈추어진채, 해가 뜨지도, 달이 뜨지도 않고 있었다.

물론 마왕은 낮밤이 바뀌지 않더라도, 시간의 흐름을 감각적으로 잡아낼수 있다.
조금은 소소한 능력이긴 하지만 아무튼 그정도는 마왕의 감각으로는 기본이다.

현재 마왕이 이 묘한 이세계. '더 월드'라 불리우는 세계에 온지 4일째.
본래 식사나 수면을 취할 필요가 없던 마왕은(이 세계 인간들도 식사와 수면을 취하지 않는것에는 마왕도 조금 놀랐다)
4일동안 쉬지않고 움직이며 이런저런 '정보'를 토대로 세계에 대한 '이해'를 늘려가고 있었다.

-아는 것은 힘이다-

그것은 마왕과 같은 고위 존재에게는 둘도없는 말이다.
단지 마족으로서의 '마력'만 높다고 해서 마왕이 되는건 아니다.
다른 세계의 마왕은 어떤지 몰라도, 마왕이 있던 세계에서 '마왕'이라 함은 강대한 마력과 그를 받쳐주는 지식과 지혜가 필요하다....
물론 모든 마왕의 능력이 동일했던건 아니고, 마법보다는 격투를, 격투보다는 마법을.
그런것들 보다는 이런저런 함정을 만드는걸 좋아했던 마왕도 있다.

현재 더 월드에 있는 마왕은....'중간'이라 표현할수 있겠다.
맨손 및 무기술도 그럭저럭. 마법도 그럭저럭...그밖에 잡다한 지식도 그럭저럭...마왕을 학생으로 표현하자면 무난한 모범생같은 느낌일까.

아무튼 마왕은 아직도 몸속에 거의 잠들어버린 마왕으로서의 '마력'을 제대로 쓸수가 없는 상태였다.
그것은 아마도 이전과 세계가 너무나도 다른탓에, 이전의 방법으로는 마력을 활용할수 없기 때문이라고, 마왕은 도착후 만 하루만에 그렇게 판단했었다.

해서, 마왕이 우선적으로 한 일은 '이세계의 존재들'에 대해서 파악하는 것이었다.
지금까지 마왕이 파악한 바로는, 이 세계는 세가지의 존재로 이루어져 있는듯 했다.

첫번째는, 지금 타운으로 돌아온 마왕의 눈앞에 서있는 마을마다 있는 'NPC'라는 존재.
'인간'과 똑같은 모습을 하고있지만, 마왕이 볼때 수동적인 '고렘'과 별 다를바없는 존재들이었다.

"너의 이름은 무엇이지?"

마왕은 도구점에 있는 상인에게 다시한번 말을 걸어보았다.

"......."

그러나, 본래 정해진 패턴에만 반응하고, 정해진 대사만을 말하는 NPC가 대답할리 없었다.

'역시, 자아가 없는것인가.'

볼일이 끝난 마왕이 도구점을 떠나려 했을때, 누군가가 말을 걸어왔다.

"흐음, 역시 오늘도 그들은 우리에게 아무말도 해주지 않는 모양이군요."

마왕이 고개를 돌려 말을 건 상대를 바라보았다.
왠지, 다소 특이한 복장을 한 인간이었다. 마왕이 알기로 인간들중 '집사'인가 뭔가하는 직업을 지닌 인간들이
입을법한 흑과 백이 어울러진 복장. 검을 허리에 차고 있는걸로 보아 이 세계에 존재하는 6개의 정해진 직업중 '검사'인것으로 보였다.

마왕의 눈에는 자연스럽게 상대의 이름이 눈에 들어오고 있었다.

- フリディㅡラ -

이쪽 세계의 말로, '프리딜러'라고 읽으면 되는것이라고, 마왕은 이해했다.

"아, 이거 실례. 저는 '프리딜러'라고 합니다."

프리딜러는 공손하게 인사하며 살짝 고개를 숙였다.
마왕은 인간들 사이에서, 이런 경우는 자신도 소개를 해야한다는 것을 예전에 습득한적이 있었다.

"...마왕(MAOU)이다."

"흐음흐음, 이것 참 드문 PC명 이군요.."

'마왕'이라는 이름은 누구나 알만한 이름이지만 실제로 사용하는 이들은 드물다.
더군다나 이 남자, 프리딜러는 눈앞에 있는 마왕이라는 PC가 보기 드문 굉장한 미형 PC에다가, 몸에 새겨진 웨이브.
즉, 문양이 굉장히 독특한 것이라는걸 눈치챘다.

"무언가 여러모로 특이한 분 같군요...흐음.."

"...용건은?"

마왕에게 있어서 현재까지 파악된 이 세계의 세가지 존재중 두번째.
그것은 바로 인간들....아니, 마왕이 듣기로는 'PC'라고 칭하는 이들이었다.
이들은 마왕이 아는 '인간'과는 여러가지로 달랐다.

일단, 마왕이 알기로 인간들은..아니, 대부분은 생명체들은 '집'과 '가족'이라는걸 가지고 있을텐데
이들은 그런것은 없고, 언제나 돌아다닐 뿐이었다.

더군다나 마왕조차도 아직 이해하지 못한 '로그아웃'이라는 것을 통해 다른곳으로 이동했다가,
나중에 다시 '로그인'인가 하는 기술로 타운에 나타나고는 했다.
거기에 이 세계의 인간들의 말. 행동패턴..이런저런 것에서 조합해본 결과 마왕은 잠정적인 하나의 결론을 얻었지만
아직 그것에 대해서 확신할수는 없었다.

하지만 사실, 아직까지 마왕이 PC들과 대화를 해본것 일은 그다지 많지 않았다.
지금 말을 거는 프리딜러도 그 얼마 되지않는 경험중 하나가 된 것이다.

"용건...흠, 실은 저 역시 종종 이들에게 말을 걸기때문에 저와 같은 생각을 하시는 분인가..해서 말이죠."

"..같은 생각?"

"그들중에 혹시 어느날 '의지'를 가지게 되는 존재가 있는가 없는가...그런걸 말입니다."

프리딜러의 말에 마왕은 자신이 습득한 지식대로, 딱 잘라 말했다.

"이것들은 스스로 생각하고 스스로 움직이지 못한다. 즉, 이것들에게는 '의지'는 존재하지 않는다."

마왕의 말에 프리딜러는 어깨를 으쓱하며 대답했다.

"그렇지요. 이들은 그저 '프로그램'되어 있는 대로 움직이는...인형에 가까운 존재들이니.
 하지만...있을지도 모르지 않습니까? 정말로 '이 세계에서만' 살아가는 그런 존재들이.."

마왕은 이 프리딜러가 무언가, 이 세계에 관련된 것을 안다는 느낌이 들었다.
마왕으로서의 직감이라고 해도 좋고, 통찰력이라고 해도 좋았다.

하지만 그것을 요구한다면 바로 내놓을것 같지는 않았다.
마왕이 알기에, 인간이란 의심이 많은 생물이다. 지난 수많은 세월동안 마족이 오히려 그런 인간에 영향을 받았을 정도이니..
인간이란, 무언가에 영향을 주는것에도 비상한 재주를 지닌것이 틀림없었다. 적어도 마왕이 생각할때는.

"이 세계...인가. 재미있는 말이군. 이것은 단순한 '게임'이 아닌가? 그렇다면 즐기면 그만.
 그런 존재들을 일부러 찾을 필요가 있는가?"

게임. 그 단어의 의미를 마왕이 모르는건 아니다. 하지만 마왕은 '확신'이 가지고 싶었다.
그래서 일부러 자연스럽게 '게임'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이다.

"게임...그렇지요. 이것은 게임입니다. 여기서 만나는 인연이 꼭 '현실'로 이어지는것도 아니고...
 현실에서의 자신이 이곳에서 그대로 반영되는것도 아닌, 그저 즐기는 것.
 저는 그런 존재들을 찾는것이 바로 이 게임을 즐기는 법이라고 대답하고 싶군요."

마왕은 이 인간의 말을 통해 이 세계의 '규칙'중 일부를 이해했다.
그리고 그것만으로, 이 프리딜러라는 PC를 통해 이 세계의 '바깥'에 존재하는 '플레이어'의 존재를 엿보았다.

'역시 그러했던가. 이곳은....이른바 환상인가.'

마왕이 스스로 도달한 답이 정답일 경우, 그 지식은 지혜가 되어 마왕의 힘이 된다.
이번의 경우. 마왕은 이전까지 추측이상으로 알지 못했던 한가지 '진실'을 알게된 것이다.

분명, 이세계의 세가지 존재중 두가지. NPC와 마법진에서 나타나는 몬스터를 제외한 나머지 하나..
즉, 'PC'는 마왕이 아는 '인간'들임이 틀림없었다.

아직 어떻게 된 구조인가 까지는 알지 못하지만, 인간들은 이 세계의 바깥에서 '로그인'이라는 수단을 이용해
자신들의 분신체...이를테면 '아바타'를 조종하고, 본래의 자신이 아닌 이 세계에서의 자신을 '연기'하고 있는것이다.

그렇기에 이곳은 '유희'를 위해 태어난 세계라는것을 증명한다.
하지만...마왕은 왠지 이상하게 느껴졌다.

'단지 인간들이 유희를 즐기기위해 만들어진 거짓된 세상에...마왕 정도의 영혼을 지닌이가 온전히 있을수 있는가?'

어쩌면 당연한 이야기일지도 모르지만, 영혼의 '질'부터가 인간과 다른 마왕은 환영을 보지 않는다.
거기에다가 저주나 독과 같은 것들도 마왕에게는 듣지 않는다.

그런데, 그런 '환상'으로 이루어진 세상에 과연 '마왕'이 존재할수 있는걸까?
이곳이 그저 '유희'를 위한 환상의 세계라면 마왕이 이 세계에 나타나는 순간 붕괴되었을것이다.

그러나 마왕은 지금 이렇게 이 세계의 '규칙'이 받아들여진 상태로 존재하고 있다.
마왕이 '아이템 창'이라던가, '메뉴'라던가. '스테이터스'와 같은 이 세계에서만 존재하는 '규칙'을 이용할수 있다는 것이 그것을 증명한다.

즉, 마왕은 눈치챈 것이다.

-이 세계는, 그저 유희를 위한 환상의 세계가 아니다.-

라고.


마왕은 눈앞의 '프리딜러'라는 인간이 마왕 자신에게 있어서 '유용'한 존재가 될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앞으로도 필요할때가 있을때 '유용'하게 쓰기 위해 타운에서 취득한 정보를 토대로 프리딜러에게 '멤버 어드레스'라는것을 보냈다.

"나와 계약을 원하는가?"

마왕은 '멤버 어드레스'를 계약의 일종이라는 것으로 이해했다.
인간들 사이에서 정체를 숨기고 관찰할때, 그들은 가족이나 동료가 아닌 관계의 자들과 가까워지기 위해
'계약'이라는것을 통해 함께 길을 떠나거나, 무언가를 주고받거나 하곤 했었다.

사실 마족에게 있어서 계약이란 지독한 '등가교환'이나 다름없지만...아무튼 이곳은 마계가 아니다.
그리고 마왕 자신도 마족으로서가 아니라 일단 '인간'처럼 보여야 한다는 생각이 있는것이다.

마왕은 이 프리딜러라는 이가 앞으로 자신에게 유용한 무언가를 주리라고 기대했다.
마법을 쓸수있다면 언제라도 원할때 한번에 찾아낼수 있겠지만...그건 현실적으로 불가능.
그렇기에 마왕은 멤버 어드레스를 건넨 것이다.

'계약'이라는 단어를 꺼내면서.

"계약..이라니 무엇에 대한 것입니까 마왕님?"

넷 세계. 게임세계 역시 암묵적으로 지켜야하는 '네티켓'이 있다. 물론, 어떻게 '노는가'는 게임에서는 자유이기에
말투에는 별 신경 안쓰는 사람도 많지만...프리딜러는 올바른 네티켓을 준수하는(?) 플레이어.
그래서 PC이름 뒤에 '님'을 붙인것인데....이것이 묘하게 마왕의 이름과 잘 어울렸다.
원래 진짜 '마왕님'이니 말이다.

아무튼 프리딜러의 물음에 마왕은 이미 결정된 사항이라는 것처럼 대답했다.

"서로가 원하는 것을 주고받기 위해서 인간들은 계약을 하는게 아닌가?"

"아아! 그런 이야기군요. 흠, 정말 당신은 '마왕님'같군요...좋습니다.
 당신과 같은 분을 알게되는것도 이 세계, 더 월드를 즐기는 방법이니까요."

프리딜러는 이상한 제안으로 건네는 멤버 어드레스를 받아들여 자신의 것도 마왕에게 전달했다.
이로서, 프리딜러는 마왕이 이 세계에 온 이후 처음으로 마왕의 '멤버 어드레스 창'에 등록된 PC가 된것이다.
물론 그러한 것을 프리딜러가 알리는 없지만.

"그럼 저는 이만 나가보겠습니다. 다음에 또 뵙도록 하지요 마왕님."

"음."

프리딜러는 로그아웃을 했는지, 그 자리에서 사라졌다.
남겨진 마왕은 아무말 없이 걸어, 타운, 마크 아누의 명물인 커다란 다리에 서서 조용히 사색에 잠겼다.

마왕은 스스로의 추측을 확인하는 것으로 이 세상에 대한 진실중 하나를 이해했다.
만약 인간이었다면 죽은줄 알았다가 눈을 떠보았더니 '게임 속이라니--!'를 외치며 혼란에 빠질지도 모르지만...
여기 있는 이 존재는 '마왕'이다.

그런것에 일일이 동요하기에는 그의 정신이 너무 굳건했다.

그렇기에 마왕은 지금 앞으로 자신이 '무엇을'해야하는가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다.
전의 세계에서는 그에게 '마왕'이라는 입장이 최우선 사항으로 머리속을 장악하고 있었다.
결국 마지막은 그렇게 되어버렸지만...

그렇다면 여기서는??

"...모르겠군."

현재 마왕은 마력을 온전히 사용할수가 없다.
그나마 이 세계의 '규칙'대로 에리어로 나가 몬스터를 잡고, 레벨 업이라는 것을 몇번하면서
아주...아주아주 조금이지만 마력이 자극받아 깨어나고 있긴 하지만...마왕이 정보를 수집한 결과
이 세계에서 인간이 최대로 강해질수 있는 수치의 한계는 레벨 99.

그런데 마왕의 계산으로는 마왕 자신이 레벨 99가 되어봤자 이 세계의 인간들에 비해서 좀 강할뿐이지,
마왕이 힘이 완전히 돌아오기에는 턱도 없는 수준이었다.

마왕은 힘에 대해서 생각하다가, 문득 중얼거렸다.

"...힘을 되찾으면, 나는 무엇을 하는가?"

그 말대로, 이 세계에는 딱히 자신을 '마왕'이라고 적대하는 이들도 없다.
그저 모두 '유희'를 즐기기 위해서 이 세상에 방문해온 인간들뿐...

그런 세계에서 마왕으로서의 힘을 되찾으면, 거기서 뭐가 어떻게 되는것일까?
마왕은 이미 알고 있었다. 이 세계는 다름이 아니라 '인간'이 만들어낸 세계라는 것을.

그리고 로그아웃을 통해 인간들이 PC의 몸에서 원래대로 돌아가는 자신들의 본래 세계.
그들이 '리얼(현실)'이라 부르는 세계에서는 누구라도 물질적 대가를 지불하면 이 세계에 들어올수 있다는 것도..마왕은 알고있다.

마왕은 외부에서 들어온 존재다.
그리고 이 세계에 딱히 유희를 위해서 들어온 존재도 아니다.
그럼, 마왕은 여기서 도대체 무엇을 해야하는걸까?

"...모르겠군...."

그때, 마왕의 귀에 주변에 지나가던 PC들의 대화가 들려왔다.

"들었어? 요즘 뭔가 유령이 출몰한다는 이야기."

"아아 BBS에서 떠들썩한 그거? 그런데 그 얘기 예전에 베타 테스트때 비슷한 소문이 있다고 하지 않았나?"

"아, '성당에 나오는 유령'말이지?"

"그래 그거그거."

마왕은 '유령'이라는 단어가 신경쓰였다.
사실, 행동목적이 사라진 지금. 얼핏 들으면 별것 아닌것 같은 것에 반응하게 되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이번에는 어떤 유령인데?"

사실, 더 월드를 구입하면 보내지는 메뉴얼을 제외하면 더 월드에 관련된 공략집이라던가,
공략 사이트라던가. 그런것은 없었다.

더 월드를 플레이하는 사람들은 더 월드 자체에 있는 BBS. 즉 게시판이나, 아니면
개인 블로그나 홈페이지등을 통해 마음이 맞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정보를 주고받곤 했다.

'엔딩이 없는 게임'

그것이 바로 더 월드. 그렇기에 더 월드 메뉴얼에 나와있는 기초적인 지식들을 제외하면 뭔가 메인 스토리가 있다던가하는
방식의 게임 시스템은 더 월드에는 없었다.

다만 CC사에서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이벤트'담당 부서가 더 월드에서 이런저런 이벤트를 일으키는것 정도.
그러한 이벤트들중 유명한 것으로는 다음주쯤 일어날 '몬스터의 타운 침입'이벤트가 있다.

본래 설정상 강력한 결계에 의해서 몬스터들은 접근할수 없는 타운에, 몬스터들이 침공하는 이벤트로
낮은 레벨의 초보자들도 잡을수 있을만한 몬스터부터, 베테랑 플레이어가 아니면 잡을수 없는 몬스터들도 출현하는 이벤트.

마지막 보스 몬스터를 잡는데 가장 큰 공을 세운 사람이 바로 이벤트의 MVP가 되며,
상품으로 아이템이라던가, 그런것을 받을수 있는 이벤트다.

아무튼 지금 마왕의 귀에는 예의 '유령'에 대한 정보가 그를 자극하고 있었다.
사실 지금 이야기를 나누는 이들은 채팅 상태를 파티모드로 바꾸어서 대화를 나누고 있기 때문에
평범한 플레이어라면 그 이야기를 들을수 있을리가 없지만, 마왕에게는 극히 평범하게 잘 들리는 중이었다.

"이번에는 무척 귀여운 여자아이라고 하던데, 마치 유령처럼 둥둥 떠서 날아다닌데.
 그리고 불규칙적으로 이런저런 에리어에 갑자기 모습을 드러내기도 한다고 하던데?"

"헤에....뭔가 특별한 이벤트일까?"

"글쎄...그럴지도 모르지. 뭔가 특별한 조건을 채워야 하는 뭐 그런거?"

"그럼 그 유령 소녀의 소원이라도 들어줘야 하는건가?"

"하하하!! 그리고 그 소녀는 성불하는거고?"

마왕은 더 이상은 이야기를 들을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다만, 이 이야기 자체에는 상당한 흥미가 생긴 뒤였다.

이러한 '흥미'는 용사 일행에 섞여들어서 인간을 관찰할때 이후로는 처음이었는데, 마왕은 그다지 나쁘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다.
어차피 '세계정복'의 목표도...싸워야 할 '용사'도 없다. 그렇다면 마음 내키는대로 움직이는것도 괜찮을터.

"BBS...흐음."

아쉽게도 '로그인'한 상태에서는 BBS를 볼수가 없다.
그렇기에 항시 '로그인'하고 있는것이나 다를바가 없는 마왕으로서는 그 BBS를 볼수가 없었다.
아니, 마력이 되돌아오고. 이 세계의 '규칙'을 마왕으로서 이해할수 있게 된다면 충분히 가능하겠지만...
하기야 그정도가 가능하다면, 마왕은 어쩌면 인간들이 말하는 '리얼'에 갈수 있게 될지도 모른다.

이전에 마계와 중간계가 그러하듯, 이 세계와 그 '리얼'의 세계가 상호작용을 하는 세계라면
마왕은 충분히 이동할수 있는 것이다. 그만한 능력과 권능은 본래 가지고 있을테니까.

물론 지금은 불가능하다.
지금의 마왕은 다른 PC들에게는 제한된 것들을 일부 무시할수 있는 정도에 불과한 평범한 PC에 가깝다.

"여러모로 마력을 되찾는것이 편해지겠군."

싸우기 위한 힘이 아니라, 마왕은 여러방면으로 힘을 써야하기 때문에 마력을 온전하게 되찾아야하는 필요성을 느꼈다.
일단 현 상황에서 마왕이 할수있는건 레벨이라도 올리는 것.

그렇기 때문에 마왕은 다리에서 몸을 움직여 조용히 카오스 게이트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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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비레오 -

갈색 피부와 가벼워 보이는 경장비. 들쭉날쭉한 머리와 각각 파란색과 노란색의 오드아이를 지닌 중창사.
나름대로 독특하다면 독특한 이 PC는 다른 평범한 플레이어들의 PC와는 약간 다르다.

기본적으로는 다른 PC들과 다를게 없지만, 이 PC에게는 한가지 숨겨진 기능이 더 있다.
그것은 바로 이 세계의 규칙에 반하는 존재를 제거하기 위한 능력.

데이터로 이루어진 이 세계에서 규칙에 반하는 것. 일그러진 것이란 바로 '버그'를 말하는 것.
그리고 이 중창사 알비레오에게는 그러한 버그를 지우는 것.
즉, '디버그'를 할수있는 능력이 깃들어 있다.

- 벽의의 기사단 -

일반 플레이어들에게는 그 존재가 아직 드러나지 않은, CC사에서 직접 관리하는 기사단.
더 월드에 해를 끼치는 악질적인 버그들을 게임 내에서 원활하게 수정하기 위해 태어난 기사단이다.

사실 이러한 방식의 '디버그'보다는, 외부에서 내부에 발생한 버그를 개발자인 그들의 권한으로 수정하면 그만이지만...
이 게임, 이 세계. '더 월드'는 그것이 불가능하다.

이 게임의 근본이 되는 모든 시스템은 단 한명의 프로그래머가 탄생시킨 것으로,
그가 이 게임의 테스트판을 CC사에 헐값에 팔아버린 이후 모습을 감추어버렸기 때문에 이 게임에는
'관리자'라는 역할을 지니고 있어도 손을 댈수없는 부분들이 너무 많았다.

즉, 흔히 말하는 '블랙박스'라는 것들이 있는것이다.
CC사에서도 갖은수를 다 써서 이것을 해독하고 이 게임을 원활한 관리아래 두려고 했지만,
블랙박스는 그들이 무슨수를 써도 풀어낼수 없었다.

그렇기에 CC사는 이 게임의 관리를 유저들과 마찬가지로 이 세계에 '로그인'하여 할수밖에 없었다.
예를 들자면 이벤트로 어떤 특수한 환경을 꾸미려해도 관리자가 직접 로그인하여 손수 움직여야 하며,
'버그'를 없애는 것 역시 이들이 직접 처리하는 수밖에 없었는데,

이를 위해서 CC사는 '벽의의 기사단'이라는 기사단을 편성하여 그들에게 디버그의 권능을 부여하는 어떤 '신창'을 수여했다.
그렇기에 '벽의의 기사단'에 소속된 PC들은 모두 중창사로 이루어져 있다.
이들은 기본적으로 이 '신창'을 소지하고 있으며, 이 캐릭터로 게임 내에서 눈에 띄는 행동은 금지되어 있다.
그리고 '벽의의 기사단'이라고 밝히는 것 역시 금지되어 있다.

BBS 에서는 아직 소문정도지만, '벽의의 기사단'이라는 시스템 관리자 소속의 부대가 존재한다.
라는 이야기가 퍼져있기 때문이다. 어쩌 CC사 사내에서 누군가가 정보를 유출했을지도 모른다.

3일씩이나 고민에 고민을 해서 탄생한 PC. 알비레오를 컨트롤하던 남자.
현실에서 '와타라이 카츠시'라고 불리우는 이는 좀전에 들어온 유저들에게서 들어온 제보를 보며 한숨을 내쉬고 있었다.

검토끝에 신빙성이 높다고 판단된 제보는 두가지.
하나는 근래들어 Δ(델타)서버에서 종종 발견되는 유령같은 소녀 NPC에 대한 것.

그리고 나머지 하나는....마찬가지로 델타 서버에서 우연히 목격했다는, '멀티 웨폰'클래스에 대한 것.

"검은옷에 흑발. 처음에는 한손검을 들고 있었는데 순식간에 중검으로 변환, 거기에 중검을 투척한다음
 쌍검으로 몬스터를 난도질 했다.....라. 정말 눈에 띄는 에디트로군."

그리고 해커라면 상당한 솜씨를 지닌 것이 틀림없었다.
그동안 불법적인 에디트, 혹은 치트로 가장 많이 적발된것은 PC의 외형개조.
더 월드에서 제공하는 것으로는 나올수 없는 외형으로 개조하는 등의 에디트다.

또 두번째로 많이 하는것은 '스테이터스 조작' PC의 능력치를 올리거나, 소지한 아이템의 능력치를 올린다.
다만 첫번째와 달리 이 두번째는 조작하기가 상당히 힘들다. 그리고 잡아내는것도 힘들다.

CC사 입장에서는 솔직히 답답하다고 말하고 싶을 정도로, 그들이 더 월드에 행사할수 있는 힘은 생각 이하로 낮다.
그나마 그들이 '시스템 관리'라는 권한아래 원하는 타운이나 에리어를 볼수 있다는 것과
과거의 '로그' 그러니까 데이터로 축적된 일종의 감시영상을 살펴보는 것을 할수있다는게 위안이었다.

수많은 플레이어중 치트 행위를 하고 있는 이를 검색 한번으로 찾아내는 그런 편리한 일은 불가능했다.
그렇기에 그들은 플레이어들에게 제보를 받고 있었고, 또 벽의의 기사단을 운영하는 것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했다.

그리고 얼마전 일부 의식있는 유저들이 자발적으로 결성하여 자경단 활동을 시작한 '홍의의 기사단'도 비슷한 이유로
현재 잠정적으로 CC사의 승인이 떨어진 상태다.

아무튼, 악질적인 치트 플레이어를 잡아내기 위해서는 '벽의의 기사단'이 직접 나서는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그들에게는 그 무엇보다도 강력한 무력수단. '신창'이 함께하고 있으니까.

"그럼, 움직여볼까."

이제부터는, 더 월드의 일반 플레이어를 가장한 기사로서 활동할 시간이었다.
쌍성의 눈동자를 지닌 신창의 소유자. 알비레오...
그는 그가 추적하려는 상대가 '마왕'이라는 사실을 아직 모르고 있었다.
하기야 알았다고 하더라도, 이 세계, 더 월드에서 진짜 '마왕'이 존재한다고 누가 믿겠는가?

이런것을 두고 묘한 인연이라고 하는 것일까.
신창의 주인은, 그 이름에 걸맞는 '적'이 될수도 있는 마왕을 향해 추적을 개시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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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브링"

마왕은 공중에서 회전을 하면서 자신의 앞에서 괴성을 지르는 '노부나가 소울'이라는 몬스터를 향해 강렬한 베기를 넣었다.

<우오오--! 나의...천하 제패의 꿈이..!!>

뭔가 알수없는 소리를 하면서, 검사형 몬스터인 노부나가 소울은 소멸했다.
그리고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기듯, 노부나가 소울은 죽어서 아이템이 들은 보물상자를 남겼다.

"이제 이 '스킬'인가 하는것에 휘둘리지 않는군."

마왕은 이 세계에서 유희를 즐기는 인간들에게 제공되는 '스킬'이라는 것이 처음에는 거북했다.
자신의 진짜 '육체'를 움직이는 것이나 다름없는 마왕에게는, 시전시 어느정도 움직임을 자동으로 보조하는 스킬은
마치 누군가가 '감히' 마왕을 멋대로 움직이게 하는 것이나 다름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마왕은 몇번인가의 시행착오 끝에 스킬 시전시 나타나는 자동적인 보조를 억눌러서 무효화시켜 버렸다.
그리고 스킬 시전시 나타나는 위력과 효과만을 그대로 쓸수 있도록 손을 보았다.
그렇게 해서, 현재 마왕은 방금 나온 결과를 상당히 흡족해하고 있었다.

마왕이 현재 있는 곳은 'Δ 수상한 검사의 무덤' 으로, 주로 검사 타입의 몬스터가 출몰하는 곳이다.
이곳은 인간 사이즈의 검사 타입 몬스터들이 나오기 때문에, PK들이 연습삼아 종종 오는 곳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거대하거나 기괴한 괴물형의 몬스터와, 인간과 비슷한 사이즈에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는 몬스터는 대처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검사 타입 몬스터들을 많이 상대하면 PC들을 직접 상대할때 도움이 되기도 한다.

".....!"

마왕은 축 늘어트리고 있던 중검을 무서운 속도로 치켜들면서 몸을 빙글 돌렸다.
그리고 방금 기습공격을 걸던 존재는 이 방어 동작에 공격이 막혀서 뒤로 훌쩍 물러나야만 했다.
아니면, 무거운 중검이 한방에 일도양단 해버릴지도 모르니까.

"헤헹~제법 하는데에~슈파!"

뒤로 물러나는듯 하더니, 순식간에 다시 거리를 좁히며 마왕에게 쌍검에 의한 연속기를 퍼붓는 남자.
머리에는 두건을 하고, 전체적으로 '닌자'에 가까운 복장을 하고있는 쌍검사.
다만 쌍검이 손에 쥐는 타입이 아니라, 손목에서 튀어나와 있는 타입으로, 좀전에 전광석화 같은 찌르기는
이러한 무기의 특성도 한몫 한것 같았다.

"누구냐."

마왕은 기습공격 이후에 질풍같은 연속공격을 받았음에도 능숙하게 중검으로 방어를 해내고 있었다.
그리고 마왕이 느낄때, 지금까지 만난 인간들 중에서 수준급에 들정도로 강한 인간이었다.
즉, 이 세계에 처음와서 보는 인간들중의 '강자'에 마왕은 약간 호기심이 생긴것이다.

"오오~정말 꽤 하는뎅~? 꼬망~!"

마왕은 즐겁다는듯 자신에게 공격을 계속해서 걸어오는 쌍검사의 눈을 보았다.
그리고 그 눈속 깊은곳을 통해 '리얼'에서 이 쌍검사를 조종하는 인간을 눈에 담았다.

"...너야말로 정말 '어린아이'로구나."

겉모습은 꼬마에 불과한 마왕의 묵직한 말에 쌍검사는 공격을 멈추었다.

"너, 뭐야."

"....마왕이다."

"마와앙~?"

뭔가 살펴보는듯 마왕을 요리조리 다각도로 살펴본 쌍검사는 히죽, 웃었다.

"너, 꽤 재밌네. 멤버 어드레스 주삼~!"

마왕 역시, 이 쌍검사가 꽤 '재미있게' 느껴졌다.
아마 이 세계에서 처음만난 인간중의 강자라 그런것일까. 아니면 감히(?) 마왕에게 기습공격을 거는 그 넉살 때문일까.
어느쪽이던간에, 이 쌍검사는 마왕에게 '지나가던 인간1'이 아니라 '기습을 건 쌍검사'로 인상이 남았다.
일전에 기묘한 대화를 나누었던 '프리딜러'와 마찬가지로 말이다.

"좋다. 너에게 하사하지."

마왕은 쌍검사와 멤버 어드레스를 교환했다.
이 쌍검사의 이름은 '소라(楚良, Sora)라고 하는듯 했다.

"아, 그럼 바이니~슈바~!!"

나타날때와 마찬가지로, 훌쩍 도약해서 게이트 아웃하는 소라.
마왕은 에리어의 필드에 있는 몬스터들이 대부분 정리가 된듯 싶어, 이제 던전으로 향하려 했다.
그때, 마왕의 감각에 '무언가'가 감지되었다.

"...! 이것은, NPC..아니, 다르군. 인형이 아니라 의지를 지니고 있는가."

마왕의 머리에서는 '던전'이라는 단어가 금새 사라져버렸다.
지금 마왕의 머리에는 이 세계에 유희를 위해 찾아오는 '인간'들. 즉, PC들을 제외한 '의지'를 지닌 새로운 존재에 대한것이 가득했다.

"이 세계에 대한것들을 보다 '이해'했기 때문에 감지할수 있었는가..?"

이 세계에서 마왕은 완전한 '외부의 존재'다. 정상적인 '로그인'을 통해 PC로 움직이는 인간들보다 더욱더 이질적인 존재인 것이다.
그런 마왕이기 때문에 기초적인 규칙들을 제외하면 마왕은 본래의 능력을 아무것도 발휘할수 없었다.
하지만 지금 무언가가 감지되는 것을 보면, 그 제한이 아주 조금을 풀린듯 싶었다.

"......흥미롭군."

마왕은 PC들을 통해, 이 세계에는 단 세종류의 존재들만이 있다는 걸 이미 알고있다.

-  PC(인간) , NPC(인형) , 몬스터 -

그런데 지금 그 규격에 맞지 않는 존재가 감지된 것이다!
마왕으로서는 당연히 깊은 관심을 표할수 밖에 없었다.

"멀지 않군..."

마왕은 아이템창에서 두루마리 같은것을 하나 꺼내들었다.
모험에 있어서 필수적인 도구중 하나로, 사용할시 대상의 이동속도를 상승시켜주는 아이템.

- 쾌속의 타리스만 -

마왕의 몸에 빛이 스며들면서, 마왕의 움직임이 두배는 빨라졌다.

"...이쪽인가?"

마왕은 어떤 존재가 감지되는 방향으로 빠르게 달려가고 있었다.
조금씩...조금씩 존재감이 더욱 확실해지면서, 마왕은 '기대'라는 감정이 점점 커지고 있었다.
확실한 것은 만나봐야 안다. 하지만...분명 이 기묘한 세계 속에서도 통상적인 '규칙'을 뛰어넘는 무언가 임은 틀림없었다.

'이 근처다..!'

마침내 존재감이 가장 확실하게 느껴지는 곳까지 도착한 마왕.
그리고 마왕은 검사형 몬스터들이 득실거리는 이 에리어에서 무척 어울리지 않는 한 존재를 발견했다.

그것은 한명의 소녀였다.

우선 눈에 띄는것은 마왕으로서도 본적이 드물정도로 아름다운 은발의 머리.
그러나 머리의 부분부분은 살짝 붉게 물들어 있었는데, 마치 꽃을 보는 듯한 머리결 이었다.

다음으로는 옷. 별다른 문양도 없이, 선명한 붉은색이 돋보이는 원피스.
소녀의 머리와 묘한 조화를 이루면서 이 소녀의 사랑스러움을 강조하는듯 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눈.
투명하고, 깨끗한 눈...저런 눈을 마왕은 본 기억이 있었다.
저것은 분명, '신'의 사랑을 받고 신을 지극정성으로 모시던 용사 일행의 어떤 신관의 눈과 닯았으면서도, 달랐다.
이 소녀의 눈은 극도의 '무구함'을 빛내고 있지 않은가?

소녀는 공중에서 조용히 떠 있었다.
멍하니 허공을 바라보던 소녀는, 자신을 주시하는 눈에 반응하여 그 눈의 주인을 바라보았다.
마왕 역시, 소녀가 자신을 바라보자 그대로 소녀의 눈을 응시했다.

그리고, 두명은 동시에 입을 열었다.

"너는..."
"당신은...."

"누구지?"
"누구신가요?"

마왕은, 이세계에서 한 소녀를 만났다.
그리고 이것이, 마왕에게 앞으로 일어날 수많은 일들의 진정한 시작이라는 것을, 마왕은 아직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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